여느 때 와 같은 날이었다. 그래, 분명 똑같은 하루를 살고 있었어야 했다.

그러니까 소금향머금은 바람이 마을 곳곳에 퍼지게하는 푸른 바다 옆 굳게 세워진 해군 기지는 반복되는 서류,서류처리,출항,순찰 이렇게 공장마냥 쳇바퀴를 나 또한 돌것이라 예상을했는데 말이지. 그건 오늘도 그러겠지-하고 체념하고있었을 오전에서부터 시작됐다.  해군 건물 3층 안에서 집무실에 앉아 일병이든 누구든 한 무더기씩 가져다 오는 승인이 필요한 시설과 마을 주민들의 건의사항 서류들을 슬슬 끝내고 있을 무렵이라는 뜻인데 순간 승인을 하는 싸인란의 성명이 '아델리'가 아닌 '만쥬'라고 적힌 서류가 방금 집은 서류 맨윗장에서 당당히 드러내고 있었다. 

"..? 이건 만쥬가 처리해야 할 서류인데? "
잘못 들어왔군.


전달해준 사람 얼굴을 떠올렸다가 이내 고개를 작게 저으며 의자를 뒤로 빼고 일어났다.
그래, 잠시 쉬면서 서류도 만쥬에게 줄 겸, 얼굴도 볼 겸. 다 겸사겸사 지. 하고 아델리는 코웃음을 치면서  특유의 포커페이스를 멍하니 유지한 채 집무실 방문을 열고 여러 문들이 박힌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언제 봐도 애인 치고는 누군가 고의적으로 멀리 배정받은 느낌이라고 툴툴거리며 말이다. 아델리의 싫증 내는 게 다들 아직은 안전한 상태이시구나 눈치를 빠르게 채가며 아델리가 앞에서 걸어올 때, 지나칠 때  인사를 해오는 것을 아델리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복된 인사는 만쥬를 보러 가는 그에게 인상조차 여운조차 남기지 못했다. 그의 집무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팔랑팔랑 작은 나비가 날아가듯이 가벼운 걸음이라 누가 그를 세우게 할까? 

똑똑

"만쥬, 아델리인데 들어가겠네"

 

사사로이 신경 쓰지도 않았을 노크까지 했으니 이 정도면 됐다고 만족 어린 웃음을 지으며 방문을 무턱대고 열어젖힌 아델리는 당연히 멀리서도 보일 커다란(아델리가 작지만 어쨌거나!) 만쥬가 의자 위에 있지 않았다. 화장실? 잠시 그가 어디 있을까 생각을 한 아델리는 집무실에 딸린 화장실을 떠올렸지만 활짝 열려있고 텅텅 빈 방을 보란 듯이 화장실 문을 보니, 분명 저기엔 없겠노라 아델리는 빠르게 생각을 접었다. 웃기게도 자신은 서류 처리하느라 바쁜데 안쪽 욕실에서 목욕을 즐길 만쥬란 상상조차 되지 않아, 서 밖에서는 비록 화장실의 안쪽이 보이진 않더라도 아델리는 굳이 샅샅이 뒤지진 않았다. 만쥬는 그럴 리 없으니!   뭐 어쨌거나 나간다는 말도 안 했거니와 더군다나 출근한지 2시간 밖에 되지않았는데 그의 모습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으니 아델리는 집무실의 화장실을 지나쳐 그의 집무실 정중앙, 두개의 고급진 소파와 그사이의 대리석 테이블까지 성큼성큼 걸었다. 슬슬 인내심도 없어지기 시작했으니 화가 돋기전에 만쥬를 얼른 찾아서 이 서류도 전해주고... 얼굴도 보고 하고싶은데 말이지. 

 

"만쥬? 만쥬 자네 어디있나? " 

슬슬 팔이 아파서 이 서류들 땅에 떨어뜨릴지도 모른다고~ ?

 

눈엔 보이진 않더라도 어디있는가 외쳐보는 시늉을 하기 시작한 아델리. 손으로 확성기모양을 만들며 나름 이곳저곳을 노다니기 시작했다. 

 

"ㄷ...ㅔ..리."

 

앵왈앵왈 데리든 델리든 이상한,그런데 만쥬의 목소리인듯한 소리가 작게 들려서 우습게도 델리는 그 소리가 들려오는

작은 집무실에 하나씩 있는 탕비실을 지나치고 말았다. 사실 작아도 너무 작았던걸까 다시한번 아델리의 동선이 탕비실에 가까워 졌을때,

 

" 델 ㄹ.델리! " 여기라네, 여기! 끄응...

 

이젠 좀 더 정확한 발음으로 아델리를 부르는 그 목소리는 탕비실 구석이아니라 뽈뽈 기어나와서 소파위로 기어가기로 시작했다. 테이블을 목적으로 방석의 헤진 끈을 붙잡고 소파위에 영차,발을 한쪽을 걸치고 손으로 끌어당겨 소파위에 간신히 안착한 그것을 이제 테이블 위에 서기위해 올라오기위해 숙였던 머리를 들자마자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목소릴 들었고 잠시 멈췄던 아델리가 바닥에서 벌레치고도 너무 작고 높고...가늘었던 게 움직이니 발자국을 저도 모르게 죽이고 가까이 다가왔는 것인데, 한참을 서로를 바라만보고있었다. 

 

"....?"

"...하하.."

" ????? "

"........그으....그러니까.델리군..?? ;;" 

 

진짜 만쥬인가?? 하는 눈빛을 여과없이 본인에게 쏟으면서도, 어떤 움직임이든 뭐하나 놓치지않겠다는 듯한 끈덕지는 눈빛은 이미 결론내린 상태였다. 사실 만쥬라고, 저 쪼그마하고 어디가 눈이고...어디가 코며 어디가 입인지 모를만한 저건 만쥬라고 단정짓고있었다. .....팔랑팔랑 하얀종이들이 쟈근만쥬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날렸다.(재빠른 만쥬의 몸놀림 앞에선 단순히 종이가 닿는것 조차 불가능했다.) 몇장안됐는 서류들을 들고 있었던 손에 힘이 풀려서 종이가 휘날려졌던것인데 그에 똑같이 눈조차 멍하니 아주 쟈근 만쥬를 바라보고있었는데 이때 아델리가 느낀 감정은 이와 같다.

 

'????? 말하는 인형인가? 어떻해 손에넣었지? 갖고싶군'

->인형설

'헌데 인형이아니라 진짜 만쥬면 어떡하지? '

-> 대상의심

인형이 말할리도 없고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어진 만쥬는 나조차도 혼동이 올 정도니 만쥬라고 믿자!

->납득

이렇게 작아지면 앞으로...아니야 차라리 한집에서 한침대에서 자게 되어 좋기만하군 나만 밞거나 뭉게지 않게 조심한다면... 가구는 어떤걸 사지? 음식을 매일아침에 햄스터용처럼 잘게 잘라놔야겠군. 

->계획 

 

만쥬는 오싹 오한이 돌기 시작했지만 일단 아델리를 상념이든 망상쪽이든 깨우자 생각하고 작은 손을 아델리의 손에 얹었다. 톡.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작게 간지러이 느껴지는 조물조물의 손등간지러움이 느껴져 아델리는 퍼뜩 음식은...에서 퍼뜩 고민에서 깨어났다. ( ?! 아델리는 뒤늦게 혼자 빠져있었는 상황을 자각했지만 대수롭지않게 여겼다. 언제든 다시 계획을 생각해내 실행할수있을지 따지는 여부나 금전적등의 능력이 자신에겐 충분히 있으니까. 다음에 작은만쥬를 어떻게 재우느냐,먹이느냐를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델리...괜찮나? 나도 당황스럽네만 어찌어찌 갑자기 차를 타는데 작아지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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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리 반응끗 아~ 리포트말고 따르게 글쓰니까 재밋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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